용산 비행금지구역 날아 온전히 돌아간 北 무인기

< 용산 비행금지구역 날아다닌 북 무인기 >

 

北 무인기를 온전히 돌려보낸 대한민국 국방부가 또 한 번 충격적인 내용으로 국민과 정치권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전에 북한에서 정보수집용으로 남한 영공을 날아다닌 무인기 때문에 전투기까지 띄웠다는 내용으로 포스팅 정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0만 원 정도 하는 북한 무인기 때문에 60억짜리 KA-1 전술통제기가 추락하고 풍선 때문에 새벽에 전투기를 띄우는 등 며칠 전 국방부가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대통령도 격노할 정도로 국제적 망신 사례일 텐데요, 그런데 새로운 사실이 또 한 번 밝혀졌습니다. 바로 지난달 26일 수도권 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가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죠.

 

군은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진입을 강하게 부인해 왔으나, 정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번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무인기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고 보고했다고 5일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참이 제출한 북한 무인기 항적. 국방위원회 제공 >

 

'p-73'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반경 약 3.7km 상공에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을 뜻합니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1대가 1시간가량 서울 상공을 비행하는데 이 과정에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된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온 것입니다. 다만 군은 당시 무인기가 서울 종로구 상공에서 비행했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으로 진입하지 않았다'던 군이 뒤늦게 이를 번복하며 비판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함 참이 보고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궤적을 보니 은평, 종로, 동대문구, 광진구 남산일대까지 왔다간 것 같다"며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통화했을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후에도 "합참에서 제출받은 항적을 구글어스의 인공위성사진과 대조해본 결과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북쪽 상공을 지난 뒤 돌아갔다"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당시 "적(북한)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는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의원의 주장을 부인하며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얘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국방부에선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살인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작전에 참가했던 장병들의 사기도 있고, 또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고도 생각한다"라고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김 의원의 내용처럼 무인기가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접근했다고 시인했습니다.

 

무인기 잡겠다고 KA-1 띄웠다가 추락한 것도 모자라 국방부가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무인기 항적을 부인했는데 이게 결국 거짓말이었다는 거죠.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무인기는 당당히 서울에 진입하여 실컷 구경 잘하고 다시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치 겨울에 놀러 오는 철새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비교하며 우려했고 만약 도발 의사가 있었던 무인기였다면 우리는 항상 그랬듯 대처하기도 전에 공격을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더군다나 무인기의 경우, 의도는 명확하지만 북한이 모르쇠 하기에 아주 적합한 장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항상 뒤늦게 외양간을 고치는 대한민국 군인은 이번 사건으로 약점을 드러낸 것도 모자라, 허점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했기에 한동안 무인기 이슈는 오랫동안 언론에 오르내릴 것 같습니다. 지난번 무인기 포스팅 때도 대한민국이 상당히 부끄러웠는데 이번 포스팅은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겨나지 않길 바라며, 흥분한 마음 가라앉히고 포스팅을 마칩니다. 오늘도 블로그에 놀러 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