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교수 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합니다.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해마다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통해 한국의 자화상(自畵像)을 성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선정된 이 사자성어를 통해 위정자 및 정치 지도자, 권력자들을 향한 일침이 가해집니다.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습니다.
'이익을 보고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으로 교수신문은 올해 전국 대학교수 1,31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견리망의'가 30.1%(396표)의 지지를 얻었다고 발표했습니다.
2위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25.5%(355표), 3위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가 24.6%(323표)의 추천을 각각 받았습니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교수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나 자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등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견리망의"는 장자가 조릉의 정원에 갔다가 얻은 깨달음에서 나왔습니다. 조릉의 정원에 사냥을 간 장자가 큰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고 새를 향해 활을 쏘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새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큰 새는 제비를 노리고 있었고 제비는 나무 그늘의 매미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매미는 제비가 자신을 노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권력자가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잘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은 올해의 단어로 '리즈(rizz)'를 선정했습니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올해 영미권 Z세대에서 선풍적으로 유행했으며, 강한 매력을 뜻하는 '카리스마(charisma)'에서 파생되었다고 합니다.
옥스퍼드 사전'올해의 단어'는 전 세계 영어권 국가의 뉴스 자료 등에서 수집한 220억 개 이상의 단어나 문구로 활용도를 판단해 선정합니다.
'리즈'와 함께 미국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을 뜻하는 '스위프티(Swiftie)', 특정 제품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뜻하는 '디-인플루 언 싱(de-influencing)',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작업 지시나 명령을 뜻하는 '프롬프트(prompt)' 등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상으로 2023년을 마무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와 '올해의 단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바라는 바를 이루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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