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드라마 '나르코스:멕시코'는 마약왕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1985년 마약조직 '카르텔'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의 내용을 다룬 드라마이죠. 안타깝지만 멕시코는 아직도 마약과 전쟁 중입니다. 현재 가장 유명한 마약왕은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입니다.
사실 엘 차포는 현재 미국에서 종신형을 받고 수감 중에 있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형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을 지배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아들인 '오비디오 구스만'이 체포되었습니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2019년 10월에도 연방 당국에 의해 체포된 적이 있으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추가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석방시켰습니다. 당시 체포 과정에 반발한 시날로아 카르텔 갱단원들이 멕시코 도심 한복판에서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면서 민간인 8명이 숨지고 교도소 수감자가 무더기로 탈옥했었습니다.
이번 체포 작전 과정에서도 시날로아 카르텔은 도시에서 군 병력을 향해 총알을 퍼붓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고 시설물이나 차량에 대한 방화도 이어졌습니다. 체포를 위해 대치하던 소요사태 속에서 공항과 주요 도로가 폐쇄돼거나 차단되어 사실상 도시가 봉쇄됐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멕시코 국방장관은 마약조직 두목 오비디오 구스만이 당시 무장한 차량 25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50 구경 중기관총으로 무장한 상태였으며 멕시코 군경은 이들을 공격하기 위해 200명의 특수부대원과 블랙호크 헬기까지 동원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일부러 카르텔이 차량을 폭파시켜 이동경로를 막고 멕시코 군에게 저항했다고 합니다. 또한 쿨리아칸 공항에 있던 멕시코시티 행 아에로멕시코 항공기도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가 총탄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에로멕시코는 멕시코의 대표 항공사입니다. 비행기가 총탄을 맞을 정도면 분위기가 거의 전쟁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차량 250대가 불에 타거나 도난당했고 상점 4곳이 약탈 피해를 봤습니다. 주요 도로는 카르텔 조직원 등에 의해 폐쇄됐고 조직원들은 오비디오 구스만의 압송을 막기 위해 공항 건물을 폭파하기도 했습니다.
산도발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불행하게도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 작전 수행 중 국가방위대원 및 군인 10명과 범죄 혐의자 19명이 사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군·경 부상자 수도 최소 35명에 달했지만 다행히도 민간인 사상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작전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북미 3국 정상회의를 며칠 앞두고 이뤄진 만큼 이를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로 캐나다 총리는 오는 9일 멕시코시티를 찾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에 맞춰 멕시코 정부가 미국에서도 뒤를 쫓았던 오비디오 구스만 신병을 확보해 범죄인 인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멕시코 당국은 오비디오 구스만을 미국으로 인도할지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2019년부터 미국으로부터 인도 요청이 있던 것은 맞다"면서도 "즉각적인 인도는 없을 것"이라며 사법 절차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체포 직후 군 항공기를 통해 멕시코시티로 압송된 오비디오 구스만은 멕시코주 '알몰로야 데 후아레스'에 있는 멕시코 최고 보안 시설인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되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구스만과 그의 형제가 시날로아 주의 약 11개의 필로폰 시설에서 매달 약 1,300~2,200kg의 마약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시날로아 카르텔은 미국에서 연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한 곳이어서 미국 정부로서는 골칫거리입니다. 그래서 구스만은 2018년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에 기소되었고 미국 정부는 오비디오 구스만에 대해 현상금 500만 달러까지 건 상태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상회의를 앞두고 벌어진 체포 작전 시기에 의심하는 언론에게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다음 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과 이번 체포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처에 미국 기관의 개입은 없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뭔가 의심이 가는 부분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물론 시카리오나 군 작전 등을 볼 때 급작스럽게 체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쨌든 미국 입장에서는 마약으로 사망하는 미국 국민에게 한마디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멕시코 입장에서는 손님 오는 날에 맞춰 좋은 선물이 준비된 셈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이 구스만에 대해 범죄인 인도요청을 해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 외무 장관은 2019년 미국으로부터 구스만의 체포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4주에서 6주 사이에 인도 요청을 해올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멕시코 법원은 오비디오 구스만 변호인 측에서 제기한 즉각적인 범죄인 인도나 추방 명령 금지로 '암파로'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암파로는 멕시코 등 일부 중남미 국가에 있는 헌법적 권리로 개인 신병 처분에 대한 법적 구제 장치 중 하나입니다.
결론은 모든 절차에 의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오비디오 구스만을 당장 미국으로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회의 이후 어떤 결정 등이 나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3년인데 아직도 마약으로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보면 아직 현대판 나르코스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마약왕 아들의 체포 소식을 전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블로그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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